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메뉴

유튜브 지고 메타버스 활짝... 로블록스 국내 상륙으로 기폭제

 

한국웨딩신문 고행철 기자 |  미국 메타버스(가상 세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활동하는 18세 소년 A군은 친구와 감옥 탈출 게임을 구현해 연간 억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토종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에서 아바타 의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렌지'는 월평균 1500만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추세에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적인 개화기에 진입하였다.
 
자신의 인격을 부여한 아바타를 위해 선뜻 지갑을 열어 화려한 옷을 입히고, 오프라인 모임 대신 프로그램으로 만든 회의실이나 클럽에서 소통하는 MZ젊은 층이 계속 늘고 있다.
 
직접 의류를 제작하거나 공간을 설계해 돈을 버는 크리에이터도 등장했다. 젊은층의 대세 사이버 놀이터로, 유튜브가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을 확인해야 할 때이다.
 

'메타버스(가공 Meta+현실 세계 Universe)'라는 단어는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1992년 소설 '스노크래시'에서 처음 언급됐다. 어니스트 클라인의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오아시스'로 표현됐다.

 
뉴욕타임즈는 "메타버스는 사회적 규범과 가치 체계가 문화적, 경제적 경화(굳어짐)로부터 해방된 새로운 국경으로 묘사된다. 타락한 세계로부터의 가상 도피처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메타버스는 단순 커뮤니티를 넘어 우리 일상에 녹아드는 대세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는 메타버스의 근간이 되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술이 2030년 세계 경제에 1조5000억 달러(약 1700조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의 4764억 달러(약 544조원)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국가는 미국이다. 9년 뒤 5370억 달러(약 613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며, 230만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1833억 달러), 일본(1432억 달러), 독일(1036억 달러)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 VR과 AR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적으로 23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레미 달튼 PWC 영국 VR·AR 연구원은 "기업과 경제, 사회는 가상세계를 도입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에 있다.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에 있어 놀라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2006년 출시한 로블록스다. 이용자가 직접 제공되는맵(지도)을 개조해 함께 즐기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올해 4월 기준 로블록스 일일 활성 이용자는 433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참여 시간은 32억 시간이다. 놀랍기만 하다.
 
데이비드 바스주키 로블록스 CEO(최고경영자)는 "인간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다른 사람과 연결하는 것"이라며 "로블록스에는 다양한 기회가 있으며, 수십억 사용자 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장기적인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로블록스에서 흥행한 게임 중 하나는 범죄 게임 '매드 시티'다. 죄수·경찰·영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서로를 추격하고 현상금을 딴다. 죄수가 좀 더 수월하게 탈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매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한 달에 20만명 이상이 즐기고 있으며, 개발자 중 한 명인 B군은 "덕분에 차를 바꾸고 대학 등록금을 냈다"고 말했다.
 
전투나 건설 요소가 없는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얄' 모드에서는 미니게임이나 콘서트·영화 등을 즐길 수 있다.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캇은 지난해 4월 파티로얄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는데, 2770만명의 이용자가 참여했으며 총 4580만회 재생됐다.
 
이 가수의 거대 아바타는 '에어 조던'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스포츠 분석 기업 닐슨 스포츠는 나이키의 브랜드 노출 혜택을 51만8000달러(약 6억원)로 추산했다. BTS도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이곳에서 최초로 공개했음은 당연하다.
 
현재 국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제트가 2018년 출시한 제페토다. 글로벌 가입자는 2억명이며, 10대 이용자 비중이 80%에 달한다.
 
K팝 회사들은 아티스트와 팬이 만나는 새로운 통로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네이버제트가 하이브·YG·JYP로부터 총 1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제페토는 YG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블랙핑크의 숙소를 플랫폼 안에 구현했다. 2020년 개설돼 누적으로 160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각 멤버가 제페토 아바타로 변신해 찍은 뮤직비디오 '아이스크림'은 유튜브 조회 수가 1억1000건을 돌파했다.
 
제페토 안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코인'과 '젬'이다. 1200원으로 젬 14개 또는 4680코인을 살 수 있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이 선보인 아바타 눈 화장, 페이스 페인팅 세트는 젬 5개에 팔리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크리에이터가 돼 아이템을 올려 돈을 벌 수도 있다.
 
젬과 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각각 다르다. 광고를 보거나 제휴 게임 앱을 다운로드해 즐기면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통나무 피하기, 타이밍 맞춰 사진 찍기 등 게임에서 순위에 올라 보상으로 받을 수도 있다.

 
네이버제트의 선전에 국내 1위 이동통신사도 자체 플랫폼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기존 VR 앱을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로 전면 개편해 지난 14일 선보였다. 10대가 대부분인 제페토와 달리 회의나 설명회 참석이 힘든 직장인, 대학생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다.
 
다른 이용자와 영화 예고편, 게임 중계, 필라테스 교육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서비스 출시 초기라 하루 접속자는 50명 내외 수준이다. 취업설명회와 입학식 등 활용 사례를 넓혀 인지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처럼 메타버스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지만, 사이버 범죄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규제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건강한 목소리이다.
 
박지혜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이용자들이 생성하는 콘텐트에 대한 소유권 문제부터 아바타를 이용한 성범죄 및 사기 등 불법 행위, 아바타에 대한 인격권 부여 등의 이슈가 있다"며 "진흥 정책과 더불어 이용자 보호에 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메타버스 미국 기업인 로블록스는 6월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로블록스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 강자' 네이버 제페토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게임업계 등 로블록스와 경쟁 관계에 놓일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원조'로 통한다.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거나 다른 이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샌드박스 기반 오픈월드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플랫폼에 업로드된 수천만가지의 게임 중 원하는 게임(맵)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고 가상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물건을 만들어 사고팔 수도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마인크래프트'의 상위 버전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보니 이미 학부모들 사이에선 로블록스가 코딩 입문용 교육 플랫폼으로 입소문을 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22일 오후 5시 기준 로블록스의 게임부문 매출 순위는 16위다. 기존에는 30위 권에서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올해 하반기들어서 메타버스 붐이 일면서 로블록스의 매출 순위도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로블록스가 따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도, 이미 국내에서 높은 매출 순위(모바일 게임 기준)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됐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국내 법인을 설립한 것은 국내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이며,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T도 메타버스 플랫폼(이프랜드)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이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고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정서에 맞춰 만족도를 충족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라고 해도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워진다. 로블록스도 국내 시장 선점의 니즈가 높다는 뜻이다. 

또 로블록스가 국내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본격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유리한 시점이기도 하다.

로블록스의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이들로는 국내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가 가장 먼저 손꼽힌다. 제페토는 '한국의 로블록스'로 불릴 만큼 로블록스와 비견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보니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임' 기능에 특화된 로블록스와 달리 제페토는 아직 게임 기능은 도입 초기다. 게임 기능 확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않다.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한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제페토에는 각 기업, 금융권, 스포츠구단 등의 입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고, 실제 협업 논의도 상당수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블록스가 마케팅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시장 공략에 나서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이미 KB국민은행은 로블록스 내에 가상현실기기(HMD)를 활용한 금융체험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동시에 아바타를 활용해서 고객상담이나 이체, 상품 가입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실험에 착수한 상태다. 현실화될 경우 직접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도 아바타가 메타버스 속 가상 영업업점을 찾아 실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기술 확보, 관련법 개정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많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로블록스의 본격적인 국내시장 진출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최근 로블록스와 소니뮤직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가상공간 음악 사업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다. 소니뮤직 소속 연예인들이 로블록스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상 콘서트와 댄스파티를 여는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소니뮤직 산하 컬럼비아레코드 소속 인기 래퍼 릴 나스 엑스는 지난해 11월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가상 콘서트를 열고 약 3600만명(접속자 기준)의 관객을 모았다. 이를 통해 가상의 굿즈를 대거 판매해 수익을 냈다.

국산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역시 SM, YG, JYP, 빅히트 등과 협업해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소속 가수의 3D 아바타 제작에 나서는 등 로블록스를 따라 하고 있다.

게임업게도 게임사가 개발하고 이용자가 이용하는 일방향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때마침 점점 커지는 과금부담으로 기존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생산하는 로블록스 방식이 대세가 되면 실적 타격이 불가피함이 예상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라는 환경은 그간 게임업계가 주도해온 캐릭터 중심의 게임속 세계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경쟁관계가 될 수 있다"며 "로블록스의 국내 등장은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업계, 게임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